순간을 영원처럼...

그 병원 의사가 끝까지 애먹이네;;

며칠 전부터 오른쪽 아래 잇몸이 아팠습니다.
그래서 오늘 동네 치과에 갔지요.

엑스레이를 찍은 후, 간호사로부터 필름을 받아든 의사.
필름보자마자 표정이 굳어지더니 한숨을 내쉬는 겁니다.
그러면서 제게 묻더군요.

"사랑니 있는 거 알고 있었어요?"
"네. 몇 년전에 왼쪽 아래 사랑니 뽑으러 동아대병원 갔었거든요. 그 때 입 전체 엑스레이 찍고 나서 의사가 전 사랑니 네 개 다 있는데 네 개 다 잇몸 아래에 있다고 말해줬었어요."
"그럼 사랑니가 옆으로 비스듬히 난 건 알고 있었어요?"
"아니요. 그런 얘긴 안 하던데요."

의사는 제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. 사랑니가 위로 올라오는 것이 아닌 잇몸 안에서 옆으로 자랐다고. 그래서 옆의 어금니 아래의 잇몸을 파고 들면서 어금니를 밀고 있다고. 그래서 이 상태로 놔두면 어금니에 문제가 생긴다고. 사진에서 보다시피 이미 사랑니가 일반 치아와 같은 크기로 다 자라 있다고. 그래서 가뜩이나 뽑기 힘든 케이스인데 몇 년 동안 더 자라기까지 했으니 더 뽑는 게 수월치 않겠다고 하시는 겁니다.

"위로 올바르게 나던 이가 몇 년 사이에 옆으로 기울리는 없고, 처음부터 비스듬하게 사랑니가 나있었을 겁니다. 엑스레이를 찍었으니 동아대병원 치과 의사도 그걸 알고 있었을 거예요. 그런데 워낙 뽑기 힘든 경우이다 보니 일부러 이 사랑니도 뽑아야 한단 말을 안 한 것 같네요. 환자 입장에선 아프거나 하지 않으면 이상이 있다는 걸 알 수 없으니까. (사진을 보며) 이런 경우엔 발치 안 해주려고 하는 치과 의사들 많을 겁니다. 개인 병원 의사들은 대학 병원 같은 큰 병원으로 환자 보내는 사람들 많아요. 그래도 그 때 이 사랑니도 뽑았던지 아니면 비스듬히 나있어서 치료해야 한단 얘길 해줬어야 하는데 몇 년 새 더 자라버렸으니... 지금 뽑는 게 더 힘들겠네요." 

의사의 그 말을 듣자마자, 속이 부글부글 끓더군요.
몇 년 전에 왼쪽 사랑니 뽑을 때 엄청 고생했었거든요.
당시에 동네 치과(오늘 간 치과 말고, 다른 치과가 한 군데 더 있어요)에서 자기들은 뽑기 힘들다며 대학병원 가라고 해서 동아대병원 치과에 갔었습니다. 가서 사랑니 뽑을 때까진 괜찮았어요. 정확히는 뽑은 게 아니라 드릴로 깼었습니다. 왼쪽 아래 사랑니는 반만 나고 반은 잇몸에 묻혀 있는 상태였거든요. 뽑은 후에 워낙 잇몸이 많이 벌어져 있어서 며칠 뒤 다시 꿰매야 했는데, 사랑니를 뽑았던 의사가 아닌 다른 젊은 의사가 오더군요. 꿰매기 전에 마취 주사를 맞았는데, 마취가 되질 않았습니다. 그래서 다시 마취 주사를 놓고 꿰매기 시작하는데, 또 마취가 안된 겁니다. 결국 마취 안 된 상태에서 생살 꿰매는 끔찍한 경험을 했었지요. 바늘 한 땀 한 땀 들어갈 때마다 참;;
엑스레이 찍고 사랑니가 네 개 있다는 얘길 해주었던 의사도 사랑니 뽑은 의사가 아닌, 꿰맨 그 젊은 의사였습니다.
 
꿰맬 때도 그 난리를 쳤는데, 의사가 알면서도 치료해야 한단 얘길 안 해줘서 이번에 더 고생해야 한다니...
동아대병원 치과의 그 의사가 끝까지 사람 애먹이고 엿먹인다 싶었습니다.


다행이 오늘 간 치과의 의사는 힘들겠지만 뽑아주려고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.  
추석 연휴 뒤에 뽑으러 오라고 하셨는데, 아무래도 시험 친 이후에 뽑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뽑는 거 미뤄도 되냐고, 9월 말에 뽑아도 되겠냐고 물으니 그럼 그 때 와서 뽑으랍니다. 그동안 잇몸이 아프지 않으면 다행일 거라면서요^^;;

오늘은 잇몸 절개하고 잘라냈거든요. 의사가 요만큼 잘라냈다면서 잘라낸 작은 조각을 보여주었어요.
간호사가 마취 풀리면 좀 아플거라고 했는데 정말 마취 풀리고 통증이 확 밀려와서 지금도 얼얼합니다.

by 별바라기 | 2008/09/12 19:54 | *일상 속에서* | 덧글(2)

Commented by 아이 at 2008/09/13 04:34
어휴 나쁘다; 그래도 지금에라도 알게되서 다행이네요; 어서 상처 아무시길 바랍니다.
Commented by 별바라기 at 2008/09/14 12:52
아이님 /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지요. 그런데 9월 말에 사랑니 뽑을 걸 생각하면;; 잇몸 잘라낸 부분도 아무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은데 사랑니 뽑고나면 정말 한참 고생할 것 같아요ㅠ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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